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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Damien Chazelle - La La Lan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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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일러가 꽤 있으니 보시지 않으셨거나 볼 의향이 없지 않다면 넘어가주세요.

위플래시도 그랬지만 이 감독의 영화는 진짜 취향저격인 듯하다. 아마도 음악과 함께 살았었기 때문에 더 감흥이 이는 걸지도 모르지만 나만의 감성은 아닌 듯하다.

플롯으로 보자면 매우 고전적이다. 그 고전을 현대적으로 재해석했다고 할 것도 없고 있는 그대로 담담히 풀었는데 오래되보이지 않는다. 영상도 마치 할리우드의 옛날 영화를 보여주듯 컷이 넘어갈 때 그런 느낌을 조금씩 주는데 마치 클래식 재즈를 지키려는 남주인공의 모습과 닮아있다. 메이킹 필름을 보면 각 씬을 편집없이 한 번에 담은 듯한데, 촬영 방식도 딱히 현대식이라 볼 것도 없을 거 같다. (뭐 딱히 현대식이란게 다른게 무엇이냐마는..) 그럼에도 영화는 잘 짜여졌고 시대에 맞게 느껴진다. 그 무대를 대놓고 조금 옛날로 담은 것 같은데도. 어떻게 보면 그냥 영화를 긍정적으로 보고 와서 느껴지는 감성일 지는 모르겠다.

몇 가지 특히 잘 잡아낸 씬들이 있는데 이는 개인적 경험에 기반한 것들이라 더 와닿는 것인지는 모르겠다.

첫째로 남주인공이 재즈를 설명할 때. 재즈의 기원에 대해서 설명하는데 재즈는 처음 클럽하우스에서 말이 안 통하는 사람들이 소통하기 위한 음악이다. 그래서 편한 음악이 아니고 저 사람들이 무엇을 말하려는 지를 알아야 재즈를 알 수 있다고 한다. 그래서 매 공연이 초연이 된다고 한다. 이는 영화 전체의 주제와 맞닿아있다. 마지막 장면에서 남주인공은 자신의 말할 수 없는 이야기. 우리는 이랬을 수도 있었어. 라는 이야기를 음악으로 전한다. 남주인공 말마따나 말이 안 통하는이 아니라 대화를 할 수 없는 상황에서의 전달이었으리라. 이 드라마가 진행되면서 결말을 어떻게 풀어낼지 정말 궁금했는데, 초반에 풀어놓은 이 의미를 마지막에 이런식으로 풀어내는 것을 보고 정말 마음에 쏙 들었다. 최근에 맞본 몇 안되는 만족스런 결말이다. 플롯으로써가 아니라 연출으로써.

그런 영화적인 구성을 떠나서도 재즈를 감상할 수 있는 포인트를 주고 있는데, 각자의 파트가 자신의 이야기를 하기 위해서 이야기를 진행하려 하고, 또 그러면 그것이 아니다고 나의 이야기를 진행하려 하다가 서로 인정도 하고 함께 가다보면 또 다른 파트에서 왜 나는 하고 끼어드는 그런 느낌으로 본다는 방식. 생업으로 삼는 연주자들이 항상 그런 감성으로 살 수 있는가는 별개의 의미지만 감독이 재즈를 감상하는 방법으로 제시한 이런 뷰가 꽤 나쁘지는 않아 보였다. 나름 설득도 되고. 근데 그걸 음악을 모르던 여주인공이 쉽게 이해할 수 있었을까? 그리고 정작 메인 테마는 그런 잼이 아닌데? 그래도 애교로 넘어가주기로 하자.

재즈 피아니스트가 락 밴드의 키보디스트가 되는 과정은 사실 나의 대학시절 동아리에서 고민하던 내용도 마찬가지라 참 공감이 많이 되었다. 대학을 처음 들어와서 락밴드에 키보디스트로 가입을 했는데 거기서의 키보디스트의 역할은 영화에서 보여주던 남주가 치던 것처럼 꽤 많은 차이가 있다. 내가 하고싶은 것과 실제로 연주해야 하는 음악과는 많은 괴리가 있었고 그로 인하여 몸담았던 밴드를 불화로 잠시 떠나기도 하고 했었는데 결과적으로는 락밴드 사람들끼리 모여 내 취향의 피아노 연주하는 프로젝트 밴드를 결성했었다. 그 전에도 어떻게든 내 취향의 노래를 조금씩 넣기도 했고, 남주인공의 적응과정을 보면서 동질감을 많이 느꼈다. 어디서 듣기라도 했나?

이 영화를 놓치지 않고 영화관에서 볼 수 있어서 다행이다. 앞으로 이 감독은 기억해두고 계속 찾아봐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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