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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Creative Production, SEOL & COMPANY - 천국의 눈물

천국의 눈물
30000 / 공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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뮤지컬 관람을 했습니다.
천국의 눈물..
꽤 볼거리가 많아서 재미있게 봤습니다.
좀 뻔하긴 한데.. 배우들이 잘해서인지 눈물이 나는 거 같기도 하고..

요약하면 사이판 "물랑루즈".
물랑루즈에 전쟁이 가미되었다고 보면 될 듯..
덕분에 물랑루즈가 비교되는데.. 이건 좀 마이너스였던듯..

일단 연출은 상당히 멋있습니다.
기억에 남는 장면들이 몇몇이 있는데..

맨 처음 거울 안의 나.
두 명이 같은 옷을 입고 나와 서로 마주보며 싱크를 맞춰서 노래를 부르는데,
은근히 괜찮았습니다. 
약간 거울속이 흐릿하게 보이는 것도 재미있음..

그리고 동시에 진행되는 그림자의 춤사위.
뮤지컬 전체에서 그림자를 상당히 잘 활용하는 편인데..
그 중에서도 처음의 남녀 두명의 안무를 그림자로 표현한 것이 제일 멋있었습니다.

번쩍이는 발판.
발판이 마치 밟으면 불이 들어오는 듯한 효과를 내는데..
관람자에게 보여주는 효과도 있지만,
안무가들의 다음 위치를 잡기에도 상당히 좋습니다.
특히 조명을 번쩍하고 틀어주는 경우가 많은데
그 위치를 정확히 잡기 위해 바닥에 불이 들어오더군요.
여기로 서라..
나중엔 좀 웃기기도 했지만 좋은 장치로 기억됩니다.

움직이는 문.
은근히 배경들이 잘 움직이는데..
문은 상당히 버라이어티한 움직임을 보여줍니다.
특히 문 양쪽으로 배우 두 명이 서있는 경우가 많은데..
문이 회전하면서 자연스럽게 다른 배우로 시선을 바꿉니다.
그 중의 압권은 여주인공이 여러 집을 다니면서 일거리를 구하던 때였는데..
거적의 무리들을 일렬로 세워놓고 문이 그 앞을 가리면서 지나갑니다.
여주인공이 힘들어하다가 문이 멈추면 그 문을 두들기는데..
그럼 그 문이 가린 배우는 거적을 벗고 좋은 옷차림으로 나와 문전박대를 하고 다시 거적을 씁니다.
그러면 문은 그 다음 배우로 넘어가고.. 그걸 반복하는데..
극 전체를 통틀어서 제일 멋있는 장면이었습니다.

강한 백 조명.
조명도 꽤 훌륭합니다.
1부 마지막에 사지로 떠나는 주인공 뒤로 나오는 링 형의 조명은 꽤나 압도적이었고요.
2부에 전면적으로보여줬던 강한 조명에 흰 의상의 조합도 상당했습니다.
이 조명이 특히 죽기 직전과 죽은 사람을 조명할 때 주로 쓰였는데요.
은근히 눈물이 나올락말락 하는 상황에서 눈을 아프게 만들어서
눈물이 더 나오게 하는 그런 묘한 효과도 있었습니다.

이런 훌륭한 연출들에 반해
음악스토리는 좀 빈약합니다.

일단 음향.
제가 영화에 익숙해서인지 몰라도 음향이 너무 작았습니다.
처음엔 몰랐는데 오페라처럼 밑에서 악단이 있더군요?
많은 양은 아니어서 앰프에 연결해서 노래를 연주했는데..
가녀린 곡조는 그렇다쳐도 웅장함은 좀 많이 부족했습니다.
배우도 마이킹을 쓰고 악단도 마이킹을 쓰는 상황에서 좀 강하게 틀어줬으면 좋았을걸..
제가 1층 꽤 앞자리에 앉았음에도 그정도로 느꼈을 정도인데..
뒤에 분들은 음향이 참 안 다가왔을 것 같습니다.
재미있던 건 드럼소리가 상당히 작아서..
당연히 MR을 틀어놓은 거군 이라고 생각했는데..
드럼은 박스 안에 따로 마련되어 있더군요..?
어쩐지 작다고 생각했는데.. 완전 낚였습니다. ㅋㅋ. 

그리고 음악.
단조롭고 재미가 없습니다.
특히 물랑루즈랑 비교가 되서.. 문제가 되었습니다.
사이판의 나이트클럽은 캉캉 댄스에 비해서 너무 약했고
주인공들의 아리아는 너무나 멜로디가 빈약했습니다.
70년 사이판의 이야기를 다루고 있었다면..
노래도 그 때의 분위기를 좀 살려주는 게 어땠을까 싶은데..
이건 뭐.. 그냥 무난한 노래 선정에..
코드도 너무 안정적인 구조..
노래가.. 참 심심합니다.
그나마 배우의 가창력으로 버티며 들었지만..

특히.. 이거 가사는 번역인가요..?
왜이렇게 가사가 안 예쁘죠?
Come what may.. I will love you until my dying day.. 같은 건
음정 하나에 어필되는 단어가 작고 입모양의 변화가 꽤 작은 편입니다..
근데.. 여기서 나오는 가사는 번역체 말투에 입모양의 변화가 왜이리 심한가요..?
특히.. 정말 애매모호함을 느낀게.. 호랑이와 비둘기.... 의 노래인데..
어감이 그렇게 예쁘게 보이지 않는다고 여겨지는 두 조합이었습니다..
호랑이는 오아오로 상당히 입의 변화가 심한 편이어서 듣기에 좋지가 않은데..
비둘기는.. 그 이미지도 그렇고 입 변화도 이우이 입니다.. 
제가 외국 가사에 익숙해서 그런 건가요..?

그리고.. 스토리.
뭐 따로 티져를 본 것도 아니고 처음 가서 접하긴 했는데..
광고하는 것과 내용은 좀 다릅니다.
스토리는 요컨대..

대령과 약혼한 린이라는 사이판의 나이트클럽 간판 가수는
대령이 집을 비운 3 주간 작가 지망인 준이라는 상병과 눈이 맞아버립니다.
급기야 파혼을 선언하기로 결심하는데..
린의 친구 퀴엔은 자신의 미국행을 이루기 위해 대령에게 이 사실을 폭로하고
대령은 준에게 전장을 갈 것인지 린을 포기할 것인지를 종용합니다.
떠나겠다는 린을 만류한 채 준은 전장으로 출범하고 (1부 끝)
전투에서 포로로 잡힌 준은 린의 오빠의 도움으로 탈출하지만,
준의 아이를 임신한 린은 대령의 요청에 따라 미국으로 갑니다.
준은 탈출 후 린의 집에 도착하여 퀴엔을 만나지만, 퀴엔은 이미 린이 떠났다고 거짓말을 합니다.
준은 절망하고 한국으로 돌아가고 린은 미국에서 준의 아이를 임신한 사실을 밝힙니다.
대령은 받아들일 수 없다고 하자 린은 집을 나서지만 몸을 의탁할 곳이 없습니다.
결국 퀴엔을 찾아가지만 몸이 심하게 망가진 터라 아이를 낳고 죽죠.
대령도 린을 찾다가 자살하고..
퀴엔이 린의 아이를 맡아서 기르고 그 아이는 가수가 되어 한국을 방문합니다.
거기서 준이 린의 사무실에 가서 여태의 진실을 말해주자,
린의 딸은 분노하고 퀴엔은 미안해하면서 린을 떠납니다.
그리고 준과 린의 딸은 포옹하며 끝. (2부 끝)

인데..
아.. 제가 세상에 너무 찌든 탓일까요..
준 저 ㅅㅂㄻ... 상사의 여자를 건드린것도 모자라 생떼 부려서 괜히 전장으로 끌려가고..
물론 남이하면 불륜, 내가하면 로맨스지만 이건 아니지..
대령의 설명은 "목적을 위해서라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는 사람" 이라고 했는데
뭐 한결같이 나약합니다.
좀 더 악역이었으면 포용하는 모습을 보여주다가 몰래 애를 가져다 버리던가.
그러면 린도 지키고 자기도 좋고.. 마음을 돌릴 수도 있고.. 좋았을텐데.
아니 그보다 대령이라는 작자가 자기 싫다는 여가수에게 모든걸 바치고도 저렇게 버려지는 꼴이라니..
아.. 진짜..
그나마 퀴엔이 제일 입체적이고 이해가 가는 타입입니다..
특히 저 린의 딸.. 누구 딸 아니랄까봐..
약혼한 남자 버리는 것도 모자라서 지 딸도 20년간 키워줬던 퀴엔에게..
"이모가 우리 어머니를 불행에 빠뜨렸군요! 이모가 원흉이군요!"
잘하는 짓이다. 갑자기 쳐들어온 작가 나부랭이 말은 의심하나 하지 않고
저런 말이나 지껄이고 있으면 퀴엔의 마음은 얼마나 찢어졌을까.
이 연극 통틀어서 퀴엔의 슬픔이 제일 절실하게 느껴졌습니다.
더 웃긴건.. 5분동안 린의 딸이 웃고 있는 흑백사진과
그림자 실루엣으로 엄청 즐겁게 놀고있는 퀴엔과 린의 딸의 모습을 계속 보여주고.
그게 끝나니까 저 말을 했거든요.
그러니까 이 뮤지컬은.. 남의 자식 키워줘봐야 듣는 게 저 따위 말이다.. 라는 결론에 도달하는 걸까요..?

그런데 이런 내용인데.. 
속으로는 비웃고 있는데.. 은근히 눈물은 날 뻔 하더군요.
아니 남자 배우녀석이 정말 높은 음을 울부짖으면서 부르는데..
아니 저 고음에서 흐느끼는 걸 대체 어떻게 표현을 하지..?

뭐..
그래도 남산에서 재밌는 공연 봤습니다.
특히 연출에는 꽤나 감탄을 했어요.
대령 캐릭터는 별로여도 배우 자체는 꽤나 잘 소화했고..

조성모의 '아시나요' 뮤직비디오에서 모티브를 따왔다던데..
그거나 함 보면서 잠들어야겠습니다.

그나저나 언제부터인가 저의 리뷰는 좀 불평불만이 주가 이루는듯..?
AVGN의 뒤를 따르려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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