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 한 기사를 보았다. 정확히 말하면 링크만 보았다.
지금은 내려서 볼 수 없지만 구글 캐시로는 볼 수 있다.
보면 알겠지만 출시도 안 한 게임에 매우 공격적으로 적어놓았다.
나 역시도 충분히 공감한다. 같은 걸 느꼈으니까.
오히려 내가 느낀 건 "세대차이"에 가까울 거다.
스파4 링크를 걸어놓고 제목은 킹오파이긴 하지만,
스파4는 아직 CBT이지만 시스템은 킹오파와 정말 매우 유사하기 때문에
하고자 하는 말은 같다.
기본 시스템은 정말 돈을 벌 만한 요소들은 다 갖추고 있다.
카드를 통해 원하는 선수를 얻는다.
그 선수의 주요 입수 루트는 "가챠"다.
그 선수는 "레벨업"을 통해 성장을 하고 "강화"를 통해 새로운 카드를 얻는다.
"레벨업"과
"강화"를 모두 해내면 "등급
강화"가 가능하다.
"등급 강화"는 동일 캐릭터지만 능력의 차원이 다른 캐릭터를 일컫는다.
물론 위의 과정을 다 없애고 지갑전사라면 단숨에 "가챠"를 통해 획득할 수도 있다.
최근에 나온 모바일 게임 중에 위의 스킴에 따르지 않는 게임이 있을까?
매출 상위권에 랭크한 게임 치고 위 스킴이 없는 곳은 없다.
기본적으로 이 스킴은 "전략(Tactics)"과 "전술(Strategy)"을 이용하여 설명할 수 있어 보인다.
"전략(Tactics)"은 큰 목표를 이루기 위해 군대 배치, 병참, 보급 등등의 큰 그림을 그리는 방식을 말한다.
"전술(Strategy)"은 큰 그림 보다는 국지전에 한정되어 그곳을 이기기 위한 실전적인 부대 운용을 말한다.
간단히 퍼즐 게임을 예로 들자면,
처음의 헥사나 테트리스 같은 게임들은
전략이란 것이 따로 없이 전술만이 존재했다.
단판 단판은 항상 같은 조건에서 다시 시작하는 것이고,
그 시작 조건을 바꿀 수 있는 여지를 따로 주지 않았던 것이다.
특히 아케이드 시장을 생각했을 때
기기마다 사용자가 계속해서 바뀌는 게임에 대해
굳이 시작 조건을 바꿀 수 있는 여지를 줄 생각은 따로 하지 않았을 것이다.
시대는 바뀌었고 아케이드보다는 개인용 기기들이 득세하기 시작했다.
특히 "한 기기 = 한 유저"의 등식이 점점 성립하게 되면서,
단순히 같은 것을 플레이 시키기 보다는,
좀 더 개입해서 무언가를 바꿀 수 있게 해준 것이다.
Puzzle Quest란 게임은 그 대표적인 게임으로 볼 수 있다.
Infinite Interactive - Puzzle Quest
퍼즐 퀘스트 류의 게임은 소위 Puzzle RPG라 불리우고 있다.
아마 접근 자체는 퍼즐 게임으로부터 시작했다기 보다는,
RPG에서 전투의 개념을 Puzzle로 바뀌었다고 보는 것이 나을 거다.
사실 이런 시도가 꽤 후에 이뤄졌다는 것은 좀 신기하긴 하다.
아마도 옛날 PC 통신을 했던 사람이라면,
삼국지 모임, 은하영웅전설 모임 등등을 알고 있을 것이다.
일종의 통신 TRPG라고 불리우는 이것은,
게시판에서 팀을 나눠 땅따먹기를 하는 것이다.
대신 각지의 전투를 행할 방법이 없었기에,
PC 통신 게임방에 존재했던 네 가지 게임을 통해서 결판을 내곤 했다.
바로 스크램블, 오목, 오델로, 전투놀이 이다.
이런 식으로 삼국지 식의 전략 진행에,
전술 자체는 전혀 생판 다른 게임으로 결판을 내는 스킴은 오래전 부터 있어왔지만,
재미를 베이스로 바꾸려는 시도는 처음이었기 때문이 아닌가 싶다.
RPG의 입장에서 보자면
"전략"과
"전술"의 개념을 나누어
다른 장르의 "전략"과 "전술"을 혼합하는
크로스 오버 시도이고,
Puzzle의 입장에서 보자면
"전술"의 개념만 있던 게임에
"전략"을 가미하는 것이다.
이제 여기에 트레이딩 카드 게임의 전략 모델이 점차 끼어들기 시작한다.
가장 중요한 기본 개념은 전략에서 "전술에서 사용할 카드를 구매한다"는 것.
오프라인에서도 널리 통용되는 "유료화" 모델이면서,
온라인에서는 성공적으로 정착하였다.
그 후 "전술에서 사용할 카드를 구매한다"는 전략 모드로부터,
전술의 재미를 다른 쪽으로 치환한 여러 게임이 많이 나온다.
"전술"자체를 구경으로 만들어버린 Warstorm이란 게임이나,
축구에서 선수 카드를 구매하게 만든 FIFA Online이라던가.
이런 기본 스킴을 유지한 채로 전략 모드는
"전술에서 사용할 카드를 구매한다"를 더욱 재미있게 만들 여러가지 방안을 강구한다.
오프라인에서 불가능했던 여러가지 것들이 특히 들어가게 되었다.
가령, 카드 자체가 성장하는 "육성".
카드 자체가 강해지는 "강화".
카드를 버리고 새로운 카드를 얻는 "조합". 등등.
거기에 저 개념들마저도 유료화 개념이 들어간 것은 덤.
Free 4 Play는 가라! 이제는 Pay T$ Win의 시대!
모바일은 이제 완전 고착화 되어있지 않나 싶다.
Pay T$ Win
전략 + 새로운 전술
Google Play 최고 매출 순위를 기준으로 판단해 보면,
전략 모드는 거의 유사하고 (애니팡2는 좀 예외...)
전투 4종, 퍼즐, 디펜스, 보드, 축구로 다양한 전술 방식을 선보이고 있다.
Google Play 최고 매출 순위 (1위 ~ 8위)
문제는 역시 이 별로 우호적이지 않은 전략 모드가,
아케이드 게임에도 널리 퍼지고 있다는 것이다.
특히 격투게임에서 이용할 캐릭터를 막는 것은 생각할 수도 없는 일이었지만,
"전술에서 사용할 카드를 구매한다"라는 개념과 함꼐
카드가 없으면 해당 캐릭터로 플레이 할 수도 없으며,
심지어 같은 카드라도 "성장"과 "강화"에 따라 그 파괴력이 다르다는 것이다.
아까 기자도 열변을 토했지만,
"공정성"이 격투게임이 미학이라 생각하는 많은 올드 게이머들의
치부를 건드리지 않았나 싶다.
적어도 "전술에서 사용할 카드를 구매한다"까지 라면
LOL과 비슷하니 좀 저항이 덜했겠지만,
이건 완전히 밸런스를 돈으로 좌지우지 하게 해놨으니 말이다.
내 생각에 분명 적절한 전략을 취한 건 맞다고 본다.
예전부터 분명 그런 생각은 해보긴 했었다.
격투 게임에 "성장" 개념이 있다면 어떨까?
격투 게임 "스킬셋"을 내가 설정할 수 있다면?
하지만 이런 개념을 꼭 이렇게 풀어낼 필요가 있었는가는 의문이다.
어떻게 보면 가장 간단히 생각할 수 있는 것은 "필살기"를 언락하는 쪽이 낫지 않았을까?
던파처럼 말이다.
또는, 이제 나는 반대로 이 전략 모드를 포기하는 것이 아니라,
전술을 이런 전략모드에 맞게 바꾸는 것은 어땠을까?
굳이 격투 게임의 스킴을 같이 쓸 필요가 있었을까?
오히려 던파처럼 디아블로 스킬 트리에 어드벤쳐 형태를 띠면 어떨까?
혹은 철권 카드 토너먼트의 형태는 어떨까?
Bandai Namco - Tenken Card Tournament
근데 정말로 그것조차도 이해될 만한 상황은 있다.
엔진을 그대로 가져온 것이라면 어쩔 수 없는 선택일 수 있었겠지.
게다가 들고온 회사가 엄청 열악하고 시간의 압박이 있었다면,
하지만 지금 개발사의 사정을 이해하는 게 목적은 아니니까.
이런 나의 감정을 뒤로하고 결과만 보면,
이미 인기 무료 게임의 "4위"에 랭크하고 있다.
결국 먹혔다는 것이 아닐까 싶다.
아직은 매우 초반이라 좀 더 추이를 지켜봐야겠지만,
격투 게임에 전략을 가미하는 이런 것도 어찌 보면 트렌드라고 볼 수 있을지도 모른다.
내 생각에 이상적인 산업의 발전은,
와우같이 세계관을 공유하지만 다른 류의 게임 장르가 나오는 것이다.
그런 의미에서 정말로
주사위의 잔영은 현재 전략 모드로 나와도 좋으니,
꼭 한 번 다시 하고 싶다.
Softmax - 주사위의 잔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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