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퍼옴-/그 외

[펌] 지루하지 않은 게임. 유저가 좋아하는 게임. 성공하는 게임. 그리고 반박.

이 글은 주관적인 견해의 글임을 앞서 명시합니다.

(편의성 강건체로 하겠습니다.)

 2007년. 정말이지 온라인게임의 홍수가 아닌가 싶다. 하지만 개인적인 견해로 보건데 벌써부터 성공할 가능성이 보이는 게임들과 실패할 요소가 무척이나 다분한 게임들이 상당히 눈에 뜨인다.

 우선 본인은 과거 3년전부터 현재에 이르기까지 유저들의 성향이나 특징및 패턴등에 대한 연구를 꾸준히 해왔다. 그 결과,현재 그리고 미래 국내 유저들은 "변수"에 대한 "고정"을 무척이나 싫어한다는 결론이 나왔다. 좀 더 자세한 설명을 첨가하자면 스타크래프트에서 마린 1기로 럴커 1기를 엄청난 컨트롤로 잡아낸다던가. FPS게임에서 HP가 10%미만 남은 아군이 적군 4명을 연속 헤드샷으로 잡아낸다던가. 던전앤파이터 결투장에서 레벨 20귀검사가 레벨 50귀검사를 무난히 잡아낸다던가 등의 요소이다. 즉 예상외의 반전이 즐비하기 때문에 항상 긴장의 끈을 놓을 수 없는것이며, 이것에 대한 몰입감이 무척이나 높은것으로 나타났다.

여기서 주목할점은 당연, "컨트롤"이다. 국내 온라인게임들중 상당한 인지도를 자랑하는 게임들인 카트라이더,피파 온라인,월드오브워크래프트,스타크래프트,서든어택,스페셜포스,던전앤파이터.캡슐파이터 등 모두 적지않게 "컨트롤"에 비중이 있는 게임들이다. 과거 리니지시리즈를 기반으로 R2까지 "리니지식"게임들은 하수와 고수의 차이는 그저 장비와 레벨이 전부였다. 하지만, 현대, 그리고 미래의 하수-고수의 구분점은 "컨트롤"이 됨이 요즘 유저들이 원하는 구분점이다.

 그리고 근현대 출시된 게임들과 근미래 나올 게임들의 대부분의 공통점은 "탈장르"현상이다. 하나의 장르만이 아닌, 다양한 장르를 복합시킨 형태의 게임을 일컫는 말이다. 어찌보면 이것은 당연한것이 아닌가. 하나의 장르를 통해 느낄 수 있는 재미는 무척이나 한정적이며, 이것은 금방 질린다. 게임은 소비형 컨텐츠이다. 하나의 현상으로 계속 같은 재미를 느낄 수 없는것이 게임이다.

때문에 여러 장르의 융합을 통해 각 장르의 장점을 부각시키고 단점을 완화시킬 수 있는것이 혼합장르의 특징이다.

즉 게임은 소비되는것이며 혼합장르는 그것을 질적,양적으로 보완하는것이다.

하지만 국내 개발사들의 대부분은 게임이 소비되는것에 대한 자각이 더디다. 이것에 대한 근거로

"사냥"만을 일삼고 그 외의 부가적인 요소는 모두 배제해버리고 말았다. 대표적으로 리니지식의 게임들이 있지 않은가? "사냥". 즉 "전투"적인 요소만을 극대화시켜놓다보니 유저들은 그것에 대해 지칠대로 지쳤다. 대부분의 게임들이 다 거기서 거기이고, 발전이 보이지 않는식의 형태에서 등장한것이 바로 "WOW"이다. 엎어놓고 말해 국내 온라인게임들은 와우를 못넘는 이유가 스케일적 한계에 있다. 국내 온라인게임 개발자들은 무척이나 "단순"하며 "고지식"하다. 여기서 "발전"을 원한다면 그것은 어불성설의 개념이다.

1년전 BIG3라 불리던 그라나도,제라,SUN의 붕괴에 대해 필자는 충분히 "예상"했다. 컨텐츠의 부실함은 둘째치더라도 최소피드백에 대한 공식이 무척이나 소흘했다. 짧게 정리를 하자면,

 당위성도 부족한 주제에 "반복"을 강요하고 그것도 모자라 "돈"까지 내라네?

 이런 요소를 뒤짚은것이 와우다. 아니, 블리자드이다. 그들은 최소 디아블로 시절부터 당위성에 대한 문제를 심히 고찰해왔음이 분명하다. 그들 스스로가 개발자이자 유저로서 "반복"을 싫어한다. 질릴만한 요소를 1g이라도 느끼면 그것을 최대한 분산시킬 수 있게 만든다.

(블리자드게임의 성공요소는 그들의 게임을 직접 하면 자연히 느낄 수 있다.)

 1차진행지.           →       2차진행지.          → 3차진행지.

 위를 게임내 유저의 연대기로 가정했을시 국내 MMORPG의 대부분은 "닥치고사냥"이 대부분
이다. 스토리? 퀘스트? 사냥 시간의 천분의 일도 못미치게 만들어놓는다. 그저 사냥만 시키고 사냥밖에 할것이 없고 사냥만 해야한다는 관념을 유저에게 못박아버렸다. 그러나 와우, 아니 블리자드는 위의 진행지에 X의 색을 가진 A형태의 퀘스트가 존재하여 자연히 퀘스트를 진행하다보면 3차진행지까지 가져있게 된다. 또한 위에 이야기한 당위성(내가 왜 무엇을 하여야 하는가) 등에 대한 이유 또한 "공감"할 수 있는 선에서 마련한것이 블리자드이다.

그러나 국내 대부분의 게임 개발사들은 어떠한가? 세계관의 충실성이나, 스토리는 둘째치더라도
"단순 반복"형의 뭐를 몇마리 잡아와라, 무엇을 누구에게 전해달라. 등의 지극히 단순한 ... 흔히 말하는 "똥개훈련"식의 퀘스트밖에 못내밀고 있지 않은가?

 지극히 개인적인 생각으로 가득한 글이었고, 여기서 몇마디 더 하자면 "어줍지 않은 게임 만들려면 차라리 그 돈을 사회에 기부하라" 라고 말하고 싶다. 아니, 돈이 목적이라면 게임제작 말고 다른 일을 하는것을 권해드리고 싶을 정도이다.

http://www.thisisgame.com/board/view.php?id=93071&category=725

위 부분(진하게)에는 다른 견해를 지니고 있습니다.
와우 역시도 똥개훈련 식의 퀘스트로 이루어져있습니다.
퀘스트는 기본적으로 다음과 같은 과정으로 엮여있습니다.
  1. 퀘스트를 발급받는다.
  2. 조건을 충족시킨다.
    • 목표를 제거한다.
    • 아이템을 획득한다.
    • 특정 행동을 수행한다.
    • 없다.
  3. 퀘스트 완료자에게 보고하고 보상을 받는다.
2 번 항목에 따라서 크게 4 가지로 분류되고 있으며
조건이 없는 경우는 보통 배달의 형태를 띄고 있다고 보면 되겠습니다.

많은 MMORPG가 이런 류의 퀘스트를 지니고 있으며
와우도 여기서 크게 벗어나지 않습니다. ( 아직 저 범주에 속하지 않는 퀘스트를 보지 못했습니다. )
즉 와우 역시도 똥개훈련의 집합이라고 보아도 다르지 않다는 말이죠.

그렇지만 와우가 다른 퀘스트들보다 똥개훈련이라고 여겨지지 않는 이유는
그 퀘스트가 방대한 스케일확립된 세계관에 의해 스토리를 따라간다고 여겨지기 떄문이라 생각합니다.
와우의 경우 한 맵에서만 40~50 개의 퀘스트가 존재하며 그런 맵이 40~50 개가 존재하죠. 게다가 인던까지 포함하면 그 수는 좀 더 클겁니다. 게다가 맵에서의 한 지역에 겹치는 퀘스트만 해도 4~5개 정도가 되니 그 큰 맵을 돌아다니면서도 할 것은 무지하게 많은게죠. 게다가 그 하나하나 퀘스트가 나름대로 그 종종간의 이야기를 다 따르고 있습니다. 하나의 종족의 이야기에서 호드와 얼라의 연합의 이야기, 그리고 또 소수 종족의 이야기. 많은 이야기들이 섞여있죠. 굳이 레벨이라는 것에 신경쓰지 않아도 퀘스트만 따라가다보면 어느새 렙은 따라오게 되어있습니다. 이것이 퀘스트가 똥개훈련으로 느껴지지 않는 이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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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씩 쪼개진 것들이 하나의 지역이고 이 지역마다 수십개의 퀘스트가 존재합니다... (와우)

방대한 스케일, 강한 기반의 세계관. 이것은 와우, 그리고 블리저드이기에만 해낼 수 있는 고유한 것입니다. 스케일은 인력을 투자해서 어떻게든 한다고 해도, 워크래프트 타이틀만 몇 종류 가지고 있고, 그 때부터 이어져 내려온 세계관은 국내의 신생, 혹은 굴지의 기업사라 해도 쉽사리 얻을 수 있는 것이 아닙니다.
( 이런 의미에서 창세기전 씨리즈의 종결은 매우 안타깝다고 생각합니다. 그 세계관이 여러 의미에서 부실하고 도용한 것이라고 해도 말이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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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세기전 2 엔딩. 창세기전이 MMORPG까지 갈 수 있었다면..

요컨대 퀘스트는 단순 반복밖에 없다고 비난할 수 있는 내용이 아닙니다. 퀘스트는 태생적으로 저런 똥개훈련의 과정을 지니도록 되어있습니다. 와우는 그런 태생적 한계를 스케일과 세계관으로 극복해 낸 것입니다. 위의 문장에서 둘째로 친 세계관의 충실성이나, 스토리는 둘째로 칠 수 있는 내용이 아니라 그런 똥개훈련의 퀘스트를 그렇게 느껴지지 않게한 장본인이라는 겁니다.

그렇다고 적은 자원과 신생 기업으로는 만들 수 없다고 여기실 필요는 없습니다.
이미 그 대안을 마비노기에서 잘 보여줬다고 생각합니다.
모든 레벨업 대에 대해 퀘스트를 제공하지 못한다면
특정 시기에 있어서만 스토리를 제공하면 되는 겁니다.
일반 유저들은 마비노기의 세계를 즐기고 던전을 탐험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이 마비노기의 세계의 이야기를 제대로 알고 싶다면
돈을 내고 24시간 이용권을 구입하면 그 마비노기 세계에 깔려있는 스토리를 즐길 수 있습니다.
( 그 스토리는 G1 ~ G7 까지 나와있습니다. )
점차 새로운 세계가 나오고 깔리면서 그 대륙에 대한 이야기가 하나씩 제공됩니다.
굳이 모든 레벨대에 대해 이야기와 퀘스트를 제공하지 않아도 됩니다.
그렇지 않더라도 스토리를 원하는 사람들은 언제든 G1 ~ G7을 즐길 수 있는 것이죠.
마비노기가 그렇게 꽤 성공한 게임이라고 보기는 힘들지 모르겠습니다만,
이런 모델을 제공했다는 것 자체로 꽤 높게 평가하고 있습니다.
데브캣이라는 소규모 스튜디오 인원으로 그런 꽉 찬 느낌을 제공할 수 있었다면
결코 나쁜 선택이 아니죠.

사용자 삽입 이미지
마비노기 G5로군요. 하지만 챔피언도 못얻어봤다는.. [...]

말이 옆으로 샜습니다만 정리하자면,
와우는 확실히 잘 만든 게임이고 퀘스트의 단순 반복을 방대한 스케일과 잘 짜여진 세계관으로 커버하였습니다.
하지만 타이틀 4~5 개를 거치면서 나온 세계관을 지닌 개발 인력만 몇백명씩 지닌 스튜디오에서 나온 게임을 잣대로 들이대어 이런 게임을 만들어야된다고 주장하는 건 아닌 것 같습니다.
와우는 와우라는 거대 개발 스튜디오의 장점을 살린 케이스이고
그렇지 않은 조건의 회사들이 만들 수 있는 재미는 다른 곳에서 찾을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 예로 마비노기 같은 게임이 있습니다.

어줍지 않은 게임 역시도 그들에겐 피와 살이 되는 경험이 될 수도 있습니다.
퀘스트의 태생적 한계를 극복해두고자 여러 장치를 깔아두었지만,
이렇게 저렇게 실패한 것이 안타까울 뿐이죠.
이런저런 MMORPG의 실험적인 내용을 보고 게임을 보는 안목을 키우고
그러다보면 언젠가 멋진 MMORPG가 나올 것이라고 생각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