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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리뷰

FALCOM - 신영웅전설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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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법의 거울 영상. 다시 보면 무엇을 의미했는지 알 수 있을까?


오후의 홍차 한 잔 같이 가볍고도 개운한 게임

훌륭한 게임입니다.
가볍게 시작할 수 있고 가볍게 끝낼 수 있는 그런 게임입니다.
플레이타임도 그렇게 길지 않은데다가
스토리에 치중하고 있어서 전투의 비중이 그렇게 크지 않아요.
사람을 오래 잡고 있어야 하는 요즘 게임에는 맞지 않을 수 있지만,
이런 가벼운 홍차같은 게임도 있어야 하지 않을까요.

일방향 진행에 왔던 길을 돌아가는 경우는 잘 없습니다.
전투도 크게 많지 않은 편입니다만 적정한 수준을 유지하고 있습니다.
처음부터 전체지도를 제공하는 데다가 특정 위치에 도달하면 지도를 자동으로 채워넣어 줍니다.
사실 굳이 뒤로 돌아가는 경우가 잘 없기 때문에 소소한 즐거움 뿐인 경우가 많지만
그래도 채워진 지도를 보고 있자면 흐뭇해지곤 하죠.

일단 전투가 적고 길이 일방향이기 때문에
게임의 진행이 빨리빨리 흘러기는 편이고
이야기의 흐름을 파악하기가 쉽습니다.
준비한 컨텐츠에 비해서는 게임이 일찍 끝나는 감이 있습니다만
오히려 한 편의 짜여진 영화를 보는 느낌이랄까요.
잦은 전투와 무리한 길 찾기로 인한 스토리 파악이 힘들었던 어떤 게임에 비하면
이건 그 반대로 극을 달리는 게임이 아닐까 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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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래 지도와 비교해보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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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henthe 지방에 없던 지명이 생겨난 것을 볼 수 있습니다.

FALCOM은 게임에 명가라는 말이 무색하지 않을 만큼
사용자에게 매우 편리한 인터페이스를 제공합니다.

일단, 키패드로 게임의 모든 조작이 가능합니다.
방향키 8, 4, 6, 2에 취소 0, 선택 Enter이죠.
나머지 키는 쓸 일이 별로 없습니다.
이것은 영웅전설 전 시리즈에 걸쳐서 사용하는 입력 인터페이스로
직관적이고 매우 편리합니다.
개인적으로 한 곳에서 손을 떼는 것을 좀 싫어하는지라
한 곳에 모여있고 그것으로 모든 걸 할 수 있는 이런 인터페이스를 좀 선호하는 편이죠.
그리고, 키패드로 게임의 모든 조작이 가능하단 것은 마우스를 쓰지 않다도 된다는 것이기도 하죠.

이 게임은 전투가 그렇게 어렵지도 않은데다 많지도 않습니다.
길은 약간 긴 편이지만 그 길이 별로 짜증나지는 않습니다.
덕분에 이 게임은 스토리텔링이라는 측면을 상당히 부각시키고 있습니다.
이벤트가 진행되고 몇가지 퍼즐같은 문제 (보통 해당하는 사람에게 말을 거는 정도)를 풀면
다음 마을로 진행하도록 해주고
다음 마을로 가는 길에 전투 한 두어번 하고
그러면 다음 마을에 도착해서 다시 이벤트가 진행되고
이벤트와 전투의 비율이 한 쪽이 약간 지겨워질 즈음이면 다른 한 쪽을 진행하게 해 주어서
스토리텔링이라는 부분과 RPG라는 게임의 부분을 잘 버무리고 있습니다.

특히, 미로를 풀이하는 부분에는 적이 나오지 않는다던가
너무 긴 미로의 경우에는 중간중간에 맞는 방향으로 가고 있다는 이벤트를 진행시켜 준다던가
하는 부분은
어려운 미로를 푸는 중에도 짜증을 덜어줄 수 있게 잘 디자인되어 있습니다.
특히, 지형도 똑같이 생겼는데 여기는 아까 거기랑은 다른 곳이다 같은 것이 없어서 참 좋더군요.
미로가 아닌 부분에는 지도에 갈 수 있는 길은 길과 같은 타일을 깔아두어서
맵에서 특별히 지도의 곳곳을 헤메지 않더라도 길을 잘 찾을 수 있게 배치해두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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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영웅전설 3에 몇 안되는 미로 중 하나.
여기서 적이 나왔으면 엄청 짜증났을 겁니다.
우리 머리는 듀얼코어가 아니잖아요.


또하나 스토리 텔링에 대해서 놀라운 점은
필드 몹은 마수로 한정이 되어있다는 겁니다.
이들은 마수는 어린 나이에도 토벌의 대상이 되지만
사람에게 대해서는 정말 칼을 들이대지 않습니다.
중간에

" 사람을 해쳐서는 안 돼 ! "

라는 말이 나오길래 곰곰히 생각해봤더니
진짜 전투는 마수와만 하더군요.
갑자기 새로운 마수들이 튀어나온다 해도
싸우는 이유는 마수이어서 라는 개연성이 있어서 좋더군요.

단지 스토리텔링에 좀 많이 치중한 나머지
전투 관련 인터페이스는 약간 불편한 감이 있습니다.
전투가 반자동으로 이루어지는 바람에
능력치가 어떠한 효과를 발휘하는지 알아내기가 힘들고
각종 무기나 장비들은 이게 어떤 효과를 나타내는지 착용하기 전에는 알 방법이 없습니다.

특히 제일 불편한 부분이 무기점인데
무기점에서 무기를 사려고 보면 얼마나 능력치 상승이 되는지 나와있지를 않아서
무기를 사기 전에는 이게 전보다 더 좋은 무기인지 알 방법이 없어요.
가끔 무기에 특수능력이 붙은 것이 있는데
그 무기를 착용하면 그 특수능력에 해당하는 마법을 쓸 수 있는 것이죠.
근데 가끔 특수능력에 마법에 없는 '거미줄'같은 기술은 어떤 기술일지 알 방법이 없어요.
전투를 보면서 갑자기 이상한 짓을 하면

' 아 그게 그 기술을 쓴 거구나. '

라고 알 수는 있겠지만
많지 않은 전투에 전투때마다 일일이 껴보고 확인하기는 좀 힘이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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효과: 공격력 옆의 화살표(▶)는 스탯 상승률을 나타낼 거 같지만 실은 그냥 도형일 뿐입니다.

그것보다 더 심한건
필드에서 얻은 무기는 감정이 불가능하다는 겁니다.
무기를 살 때에는 특수능력이 뭐가 있고 상승하는 능력치는 이거이거다(얼마인지는 나오지 않습니다.)
라고 말이라도 해주지만
무기를 팔 때에는 그런 언급조차 없어요.
무기 설명창이 따로 있는 것도 아닌데 수치는 껴보면 알지만 특수능력은 알 수가 없거든요.
저 같이 게임 시스템에 관심이 많은 사람에게는 좀 많이 안타까운 부분이 아닐 수 없죠.

뭐, 이것들이 크게 문제되지는 않는데
이 게임은 중반까지 딱히 필드에서 얻는 아이템이 없습니다.
그래서 특별히 확인할 일이 없는 데다가
왔던 마을을 다시가는 경우가 잘 없어서
보통 다음 마을에서 무기를 사면 현재 것보다는 강한 무기를 보통 사기 마련입니다.
고민할 여지가 별로 없기 때문에 정보를 별로 제공하지 않은 걸 수도 있긴 하지만
역시 안타까운 부분은 맞습니다.

또 하나 안타까운 부분은 칸드라는 마법입니다.
이 세계에는 백마법에 해당하는 챠펠이라는 마법과
흑마법에 해당하는 칸드라는 마법 두 개가 존재합니다만
챠펠은 히로인이 사용하기 때문에
처음부터 해당하는 기술을 연마하는 것부터 이용할 수 있지만
칸드를 쓰는 사람은 파티에 듬성듬성 끼기 때문에
마을에서 배워본 적이 없네요.
나중에 고정멤버가 들어오긴 합니다만,
그 때는 이미 다 배운 상태고.

또 안타까운 점은 마법을 가르쳐주는 곳에 대한 것인데
마법은 레벨이 올라가면 MP라는 수치가 쌓이고
그 MP를 지불하여 원하는 마법을 배울 수 있습니다.
하지만 이게 배우는 곳에서는 보이질 않고
Status 창에서만 확인이 가능하더군요.
MP가 그걸 말한다는 것도 나중에 알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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옆의 수치가 지불해야하는 MP인데 뭘 소모하는지 얼마 남았는지 같은 걸 알 수가 없어요.

하지만 줄창 말했듯이
전투가 크게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지 않아서
크게 신경쓰게 되는 부분은 아닙니다.
돈도 부족하지 않아서 항상 최신장비로 꾸미고 다니게 되고
마법도 사실 후반 초입부 쯤 되면 다 배운 상태거든요.
별로 장비나 마법에 대해서 고민할 내용이 없습니다.
다만, 제가 안타까울 뿐이죠.


전투 양상

사실 총평보다도 더 집중하는 부분이 이 전투 양상 부분이긴 합니다만,
이 게임은 별로 적을 건 없어요.
다만, 공수 전환을 익히지 않으면 좀 게임이 힘들어지는 경향이 있습니다.

캐릭터의 전투는 실시간으로 이루어지고
플레이어는 구경하다가 원하는 때에 특정 캐릭터에게 행동을 지시할 수 있습니다.
많은 걸 지시할 수는 없고,

" 누구를 대상으로 어떤 행동을 할 것인가 ? "

정도만 선택이 가능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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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순한 커맨드 선택 창. 쉽지만 조종을 하지 않으면 이길 수 없습니다 !

하지만 마법의 경우

" 특정 마법을 써라. "

라는 세세한 컨트롤이 불가능하기 때문에 마법사는 사실 별로 조종할 필요가 없습니다.
실은, 왠간한 컨트롤이 아니면 마법사는 자동이 제일 좋아요.
그보다는 전사는 꼭 컨트롤을 해줘야 할 필요성이 있습니다.
전사는 모두 공통으로 ( 이동 / 공격 / 자동 / 방어 ) 가 선택 가능합니다.
그 중에서 방어가 상당히 중요합니다.
자동을 걸어놓으면 필요할 때 제 때 마법을 써주는 마법사와 달리
전사는 항상 공격만을 합니다.
그래서 항상

홀홀단신으로적진돌격을하다가지원도못받고왕따되어홀로쓸쓸한죽음을맞게되는경우가허다한데

방어 커맨드 입력시 물리방어건 마법방어건 체감상 2 배 이상의 효율이 올라가고
알아서 차펠법사(백마법사) 근처로 갑니다.
그래서 방어를 걸어두면 왠간해서는 죽지 않아요.
단지, 방어를 하고 있는 동안에는 진짜 절대로 한 대도 적을 치지 않습니다.

따라서
체력이 일정량 이상 깎였거나 너무 깊숙히 돌진할 때는
방어 커맨드를 걸어서
백마법사 근처에 전사를 두는 것이 필요합니다.
또한, 체력 회복을 받았으면 다시 공격 명령을 통해 돌진시키는 것도 필요하죠.

이 게임에서 백마법사는 엄청난 위력을 발휘하기 때문에
적에게 백마법사가 있으면 전투가 상당히 난해해지게 됩니다.
백마법사는 피가 달랑달랑해도 마법 한 번으로 만피를 채울 수 있는 데다가
이미 죽은 녀석도 살려내는 만행을 저지르기 때문에
우리 편일때는 좋지만, 적에게 있으면 전투가 늘어지는 요인이 됩니다.
다행히 적 AI는 우리 백마법사를 딱히 일점사하지 않기 때문에
적에게 백마법사가 있다면 백마법사부터 일점사 하는 센스를 보여야 합니다.

공격과 방어만 잘 다룰 수 있게 되면 전투에 큰 어려움은 없습니다.
다만, 마지막 보스만 좀 어려운데요.
마지막 보스는 백마법을 쓰는 도깨비불 세 마리를 항상 유지합니다.
도깨비불은 죽으면 마지막 보스가 1초 안에 바로 재생성을 해버려요.
그래서 보스 피는 그다지 많은 편이 아님에도 불구하고
도저히 죽지를 않습니다.
내가 마법을 조종이라도 할 수 있어서 적을 묶어놓고 화력을 집중할 수 있으면 좋겠지만
그저 구경할 뿐이라서 어쩔 도리가 없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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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대 죽지 않는 데스레이스. 보스의 피를 빨간 색으로 만들어도 무한 회복이 들어옵니다. ㅠ

저는 5 분인가를 버티다가 겨우 깼어요.
진짜 그냥 비결은 공격과 방어를 전환하면서
오래 버티면서 요행으로 죽기를 바라는 것.
이거 말고는 모르겠어요.
( 좋은 거 아시는 분 있으면 알려주세요. )
뭐 레벨 노가다를 하면 쉽겠지만, 역시 체질상 노가다는 싫거든요.
진짜 안 끝날 줄 알았는데 어떻게 우연찮게 타이밍이 맞으니 죽더군요.

그거 말고는 전투에 대해서 언급할 건 별로 없네요.
흥미있는 시스템이긴 합니다만,
제가 제어할 수 있는 부분이 잘 없는 데다가
돈 부족, 경험치 부족 같은 것도 없어서 다시 도전할 의욕은 잘 안 생기네요.
진짜 스토리에 치중한 게임이라고 보면 딱 맞는 것 같아요.
하지만 이건 단점이 아니라 오히려 장점이라고 보고 싶군요.


마치며

" 오후의 홍차 한 잔. "

게임을 끝내고나니 마치 긴 영화 한 편을 본 듯한 느낌이에요.
스토리가 끝나갈 때 쯤에만
복잡한 미로와 어려운 전투를 넣어놓은 것도
이 게임이 끝나지 않았으면 하는 약간의 바램을 만족시켜 줄 수 있어서 좋았습니다.

노가다에 지치고 가볍게 스토리를 즐겨보고 싶다면
이 작품을 꼭 추천하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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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의환향. 마지막 반전이 재밌습니다. 후후후. 팔콤의 센스를 맛봐보시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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