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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시스템기획

난이도를 조절하기 - 전설의 오우거 배틀

어떤 게임에 있어서 난이도란 녀석은
사람이 플레이에 몰입할 수 있게 하는 중요한 척도이다.
게다가 이 난이도라는 것은 유저에따라 다양한 입맛을 지니고 있다.
난이도가 너무 낮으면 사람들이 쉽게 접근할 수 있지만 금방 질리게되고
난이도가 너무 높으면 매니아 계층이 생기게 되지만
사람들이 쉽게 다가서지를 못한다.
따라서 입맛에 따른 난이도 조절을 위해
많은 개발자들이 아직까지도 여러 대책을 강구하고 있다.

여기서 소개하고 싶은 시스템은 바로
전설의 오우거 배틀이라는 게임의 시스템이다.



항간에서는 극악의 난이도라는 평가를 받고있는 게임.
레벨업 노가다는 존재할 수가 없는 그러한 게임이다.
내가 여태 봐왔던 중 최고의 난이도 조절 게임이 아닌가 싶다.
이 게임은 근본적으로 레벨업은 필요악이기 때문이다.

일반적으로 Level이 존재하는 전략시뮬 혹은 RPG에서
난이도를 올리기 위해 쓰는 방식은 보통
일정 필드에 적정한 레벨 대의 적을 배치한다거나 ( 영걸전 )
아군의 렙에 따라 적이 상대적으로 강해지는 ( 조조전 )
방식을 사용한다.
전자의 경우 노가다를 하면 레벨의 균형이 무너지기도 하고
후자의 경우 제대로 계산을 하지 않으면 난이도 조절에 실패하기 마련이다.

이 게임에서는 레벨 업을 해서는 안 된다.
아니, 극도로 억제해야만 한다.
전투도 가능한한 피해야만 하고 모든 맵은 속전속결이 원칙이다.
정확히 말하자면 적들의 레벨보다 1, 2 낮도록 유지하며 가야한다.
그러지 않으면 게임은 쉬워져도 제대로 진행할 수가 없다.
대체 무엇이 이 게임을 그렇게 만들었을까 ?

여기 그 내용에 관계하는 세 가지 인자가 있다.

  1. Alignment (선악) 각 유닛들은 자신들만의 고유한 선악치를 지니고 있다. 선악치에 따라 갈 수 있는 직업이 있으며, 정말 빼어나게 강한 유닛들은 보통 악한 쪽에 존재하는 편이다. 도시에 접근하면 도시를 제국으로부터 해방시킬 수 있는데 선한 유닛일수록 도시에서 환영을 받으며 주인공의 카오스프레임도 올라간다. 선한 유닛을 유지하기 위한 조건은 선한 유닛을 죽이지 말아야 하며, 자기보다 레벨이 4 이상 낮은 유닛을 죽여서는 안 된다.
  2. Charisma(지도력) 높아야 선하건 악하건 더 빼어난 클래스로 전직할 수 있다. 지도력을 높이는 방법은 한 가지다. 자신보다 낮은 레벨의 유닛을 죽이면 지도력이 내려가고, 높은 레벨의 유닛을 죽이면 지도력이 올라간다.
  3. Chaos Frame(인망) 주인공에게만 존재하는 능력치. 삼국지 5의 명성 정도로 해석하면 좋다. 이 수치가 높아야 도시를 해방할 때 환영을 받을 수 있고 높으면 더 높아지고, 낮으면 더 낮아진다. 도시를 해방할 때 선한 유닛이 해방할수록 인망이 더 높아진다. 또한 낮은 레벨로 높은 레벨을 죽였을 때 더욱 상승한다. 반대로 높은 레벨의 상태에서 낮은 레벨을 죽이면 사람들이 비겁자라 욕하며 깎인다. 이 수치가 높아야 나중에 크고 훌륭한 엔딩을 볼 수 있다.


즉, 이 게임에서는 레벨이 상대보다 무지막지하게 높으면
위의 3가지 중요한 인자들이 크게 하락한다.
좋은 엔딩은 물건너가고,
뺴어난 인물들도 모여들지 않는다.
그렇다고 레벨을 올리지 않으면
각 스테이지의 보스를 이길 방법이 없다.
이 게임은 한 부대가 한 명의 리더와 네 명까지의 부하들로 이루어져 있는데,
리더를 잃으면 게임이 전투불능이 된다.
그래서 각 리더를 공략하는 쪽이 레벨업도 막고 진격할 수 있는 좋은 방법이나
어떤 위치의 캐릭이건 찍어서 공격할 수 있는 기능은
보통 악한 캐릭터에게 존재한다.

이 게임의 또 중요한 특성 중 하나는
전투를 오래 끌어서 하루가 지나면
해방시킨 도시들로부터 수입이 들어온다.
하지만 웃긴 것은 수입을 거두었기 때문에
전투가 길어지는 것을 싫어하는 도시민들이 당신을 싫어하게 되고
인망이 깎인다는 것이다.
즉 전투가 길어지면 자금은 확보할 수 있지만
그만큼 좋은 엔딩은 물건너 간 것이다.

이런 게임성 자체의 특성 때문에
이 게임은 극악의 난이도라는 평가와 함께
레벨업 노가다가 존재하지 않는
속전속결이 최고의 미덕(?)으로 평가받는 게임이 된 것이다.

온라인 게임이 횡횡하는 이 시대에
이러한 시스템들이 변형을 거쳐 도입된다면
사냥터 문제와 PK 등의 문제가 자연스레 해소될 수 있지 않을까
추측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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